10월 10일 (토)

[연재|K-Politics ][제22편] 정당은 어떻게 공익정당으로 거듭나는가? — 진영정치에서 새 가치관 정당으로 —

등록 :2026-08-28    조회수 186

『K-Politics』의 저자 권추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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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서 정당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민의 다양한 요구를 모아 정책으로 만들고, 선거를 통해 권력을 위임받으며, 국정을 운영하거나 견제하는 일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정당이 건강하면 민주주의도 건강해질 수 있다. 반대로 정당이 진영의 이익에 갇히면 민주주의는 쉽게 분열의 장으로 변한다. 정당은 단순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조직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방향을 묻고, 국민의 삶을 제도로 바꾸는 공적 기관이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의 정당정치는 자주 본래의 역할을 잃어버린다. 정당은 국가비전을 생산하기보다 선거전략에 매달리고, 정책보다 인물과 이미지를 앞세우며, 국민 전체보다 지지층의 감정을 먼저 의식한다. 집권세력은 권력의 힘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려 하고, 반대세력은 견제의 이름으로 모든 국정을 부정하려 한다. 이렇게 되면 정당은 국민통합의 장치가 아니라 국민분열의 장치가 된다. 정당이 공익을 잃으면 정치는 국가운영이 아니라 진영의 경쟁으로 좁아진다.

 

공익정당은 이 구조를 넘어서는 정당이다. 공익정당은 자기 진영의 승리만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국민 전체의 삶과 국가의 장기 방향을 먼저 생각한다. 물론 정당은 선거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그 경쟁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경쟁이 아니라, 더 나은 국가 로드맵을 제시하고 검증받는 경쟁이어야 한다. 공익정당은 권력을 얻기 위해 정책을 만드는 정당이 아니라, 국가를 책임지기 위해 권력을 위임받는 정당이다. 권력은 목적이 아니라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공익정당으로 거듭나려면 먼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 가치관이 필요하다. 낡은 진영정치는 정치세력을 절대적 대립으로 나누어 왔다. 그러나 어느 한쪽도 완전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 각 정당과 정치세력은 저마다의 부분적 진실과 한계를 함께 지닌 미완의 존재이다. 새 가치관 정당은 상대를 제거할 적으로 보지 않고, 서로의 미완성을 통해 더 높은 공익을 찾아야 한다. 양미론(兩未論)의 정치철학이 정당정치 안에 들어올 때, 정당은 적대의 조직이 아니라 성숙의 조직이 될 수 있다.

 

정당은 철학과 정책을 생산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급하게 공약을 만들고, 여론에 맞추어 구호를 바꾸는 방식으로는 국가를 이끌 수 없다. 교육, 경제, 복지, 지역균형, 외교, 안보, 통일은 모두 긴 시간이 필요한 과제이다. 정당은 단기 여론을 따라가는 조직이 아니라 장기 국가계획을 준비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좋은 정당은 국민이 아직 충분히 보지 못한 미래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당장의 인기보다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당의 최종 방향은 진영정당을 넘어 새 가치관 정당으로 가는 데 있다. 새 가치관 정당은 단순히 기존 정당 중 하나가 더 좋은 정책을 갖는 정도가 아니다. 그것은 공존주의·공생주의·공영경제·공민주의를 바탕으로 국가 전체의 방향을 세우는 공적 정치체이다. 여기서 정당은 이념의 깃발을 들고 서로를 꺾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통합과 공존통일, 체제복지와 세계평화의 국가 로드맵을 설계하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정당이 새 가치관을 품을 때 정치는 진영의 승패를 넘어 국가의 성숙을 향할 수 있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공익정당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정당이 남남갈등을 키우는 방식으로만 움직이면 남북통일은 현실의 과제가 되기 어렵다. 통일은 한 정당의 업적이 될 수 없고, 한 진영의 승리로 완성될 수도 없다. 국민통합, 공존통일, 통일준비헌법, 경제통합, 세계평화의 방향은 정권을 넘어서는 국가적 과제이다. 정당이 공익정당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통일정책도 선거의 도구가 되고, 남북관계도 진영정치의 소재로 전락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치가 새 단계로 나아가려면 정당부터 달라져야 한다. 인물 중심 정당, 진영 중심 정당, 선거 중심 정당을 넘어 철학과 정책, 책임과 공익을 중심에 두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K-Politics가 말하는 새 가치관 정당은 바로 이런 공익정당이다. 정당이 국민을 갈라 세우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더 큰 미래로 이끄는 공적 기관이 될 때, 정권교체도 의미를 갖고 국가계획도 지속될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 정당정치는 권력투쟁의 기술을 넘어 공익을 설계하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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