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9일 (금)

[연재|K-Politics ] ⑪ 사회체제는 어떤 성장발전의 법칙을 따르는가? — 전제군주제·공존체제·민주체제의 3단계 방향성 —

등록 :2026-07-20    조회수 545

『K-Politics』의 저자 권추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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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우연히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깊은 곳에는 일정한 성장의 방향이 있다. 한 인간이 태어나 보호를 받고, 성장하여 책임을 배우며, 마침내 자립적 인격으로 성숙하듯이 사회체제도 단계를 거쳐 발전한다. 처음부터 완성된 사회는 없다. 인간이 미숙한 상태에서 출발해 성숙을 거쳐 완성의 방향으로 나아가듯, 인류의 정치와 사회제도도 미완성기에서 성숙기를 지나 완성기를 향해 움직인다. 사회체제의 3단계 성장발전 법칙은 바로 이 역사 이해에서 출발한다.

 

첫 단계는 전제군주제의 시대이다. 전제군주제는 미완성기의 산물이다. 미완성기의 인간과 사회는 스스로의 질서를 온전히 세우기 어렵기 때문에 강한 보호와 지배의 체계를 필요로 했다. 왕이나 절대 권력자는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물론 오늘의 눈으로 보면 전제군주제는 자유를 억압하고 권력을 독점한 제도이다. 그러나 역사 전체의 성장 과정에서 보면, 그것은 미숙한 사회가 질서를 배우는 초기 단계의 정치형태이기도 했다.

 

두 번째 단계는 공존체제의 시대이다. 공존체제는 성숙기의 산물이며, 완성으로 가기 위한 과정체제이다. 성숙기는 어린아이가 부모의 보호만 받는 단계도 아니고, 완전히 독립한 성인의 단계도 아니다. 서로 다른 존재가 각자의 역할을 인정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시기이다. 사회체제도 마찬가지이다. 자유와 평등, 개인과 공동체, 시장과 계획, 권위와 민주가 서로 충돌만 해서는 안 된다. 이 가치들이 각자의 자리를 잃지 않으면서 더 높은 질서 안에서 조화되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민주체제의 시대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민주체제는 단순히 선거가 있고 다수결이 작동하는 제도를 뜻하지 않는다. 완성기의 민주체제란 국민의 자유와 책임, 권리와 의무, 자율과 공공성이 높은 수준에서 조화된 완전자유민주주의를 의미한다. 모든 국민이 자기 이익만을 앞세우지 않고, 국가와 공동체 전체의 방향을 함께 책임질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비로소 완성의 단계로 나아간다. 민주주의는 형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것은 성숙한 의식과 제도적 책임의 결과이다.

 

문제는 오늘날 많은 사회가 이 성장의 단계를 혼동한다는 데 있다. 전제군주제에서 곧바로 완성된 민주체제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지금의 선거민주주의가 곧 완성된 자유민주주의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선거가 있어도 진영은 적대하고, 국민주권을 말해도 국민은 분열되며, 자유를 말해도 불평등은 깊어지고, 평등을 말해도 자유는 위축될 수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그 사이의 성숙기 질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K-Politics가 말하는 공존체제는 바로 이 성숙기의 사회질서이다. 그것은 전제군주제로 돌아가자는 주장도 아니고, 완전민주주의를 포기하자는 말도 아니다. 완전자유민주주의로 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적 가교이다. 공존체제는 자유주의와 평등주의를 공존주의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공생주의로, 계획경제와 시장경제를 공영경제(共營經濟, Co-nomics)로, 권위와 민주를 공민주의(共民主義)로 조화시키려는 사회제도적 방향이다. 이는 절충이 아니라 성장의 질서이다.

 

양미론(兩未論)의 관점에서도 이 법칙은 중요하다. 전제군주제도 완전하지 않았고, 오늘의 민주주의도 아직 완전하지 않다. 자유주의도 미완이고 평등주의도 미완이며, 자본주의도 미완이고 사회주의도 미완이다. 어느 한쪽을 절대화하면 역사는 다시 대립으로 돌아간다. 필요한 것은 서로의 미완을 인정하고, 그 부족함을 더 높은 조화의 질서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중립(重立)·중첩(重疊)·중화(重和)의 사유는 바로 이 역사적 성장 과정의 방법론이다.

 

대한민국이 새 정치문명으로 나아가려면 사회체제의 방향성을 먼저 바로 보아야 한다. 지금 우리는 전제군주제의 지배 질서에 머물 수도 없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민주주의를 완성된 것처럼 착각해서도 안 된다. 21세기는 완전민주체제로 곧장 뛰어드는 시대가 아니라, 공존체제를 통해 성숙의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시대이다. 사회체제의 3단계 성장발전 법칙을 이해할 때, 국민통합과 정치개혁, 경제개혁과 남북통일도 하나의 방향 안에서 읽히기 시작한다. K-Politics가 제시하는 길은 바로 그 성장의 방향을 국가운영의 원리로 세우려는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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