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토)

[연재|K-Politics ] ⑥ 정치는 왜 권력정치가 아닌 책임정치인가? — 국가운영의 본질과 공적 지도자의 소명 —

등록 :2026-07-02    조회수 518

『K-Politics』의 저자 권추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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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흔히 권력을 얻는 일로 이해된다.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 어느 정당이 다수당이 되는가, 누가 선거에서 이기는가가 정치의 중심처럼 보인다. 그러나 권력의 획득은 정치의 출발일 수는 있어도 목적일 수는 없다. 정치는 국가와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공적 행위이다. 권력을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권력을 무엇을 위해, 어떤 기준으로, 누구의 삶을 위해 사용할 것인가이다. 이 질문이 사라질 때 정치는 책임정치가 아니라 권력정치로 타락한다.

 

권력정치는 국가를 승패의 경기장으로 만든다. 선거에서 이긴 쪽은 권력을 전리품처럼 여기고, 진 쪽은 다음 승리를 위해 반대의 전선을 세운다. 정책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정권의 성과를 포장하는 도구가 되고, 정당은 국가의 장기비전을 생산하기보다 자기 진영의 생존을 우선한다. 이런 정치에서는 국민 전체가 보이지 않는다. 내 편의 박수와 상대편의 분노만 크게 들린다. 권력정치는 결국 국가를 작게 만들고 국민을 갈라놓는다.

 

책임정치는 이와 다르다. 책임정치는 권력을 소유물이 아니라 위임받은 공적 역할로 본다. 국민이 지도자와 정당에 권한을 맡기는 이유는 그들이 국민 위에 서라는 뜻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삶을 더 바르게 운영하라는 뜻이다. 권력은 책임과 결합될 때 정당성을 얻는다. 책임 없는 권력은 지배가 되고, 권력 없는 책임은 공허한 말이 된다. 좋은 정치는 권한과 책임이 서로 맞물려 국가의 방향을 세우는 정치이다.

 

K-Politics가 말하는 정치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정치는 인물의 매력이나 진영의 승리로 완성되지 않는다. 철학이 있어야 하고, 정책이 있어야 하며, 국가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철학 없는 정치는 방향을 잃고, 정책 없는 정치는 구호가 되며, 로드맵 없는 정치는 순간의 여론에 휘둘린다. 책임정치는 오늘의 지지율만 보는 정치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살아갈 국가의 구조 까지 함께 설계하는 정치이다. 정치는 현재의 관리이면서 동시에 미래의 준비이다.

공적 지도자의 소명은 바로 이 책임을 감당하는 데 있다. 공적 지도자는 국민의 감정을 자극해 권력을 얻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더 높은 질서로 이끄는 사람이다. 지도자는 자기 진영의 대표자가 되기 전에 국가 전체의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 지지자에게만 충성하는 지도자는 공적 지도자가 아니다. 반대하는 국민까지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품고, 미래세대의 몫까지 고려하며, 국가의 장기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권력자와 공적 지도자의 차이이다.

 

양미론(兩未論)의 관점에서 보면 여당도 미완이고 야당도 미완이며, 지도자도 국민도 미완이다. 여당은 집행의 책임을 갖지만 독주로 흐를 수 있고, 야당은 견제의 책임을 갖지만 무책임한 반대로 흐를 수 있다. 지도자는 국가의 방향을 제시해야 하지만 오만해질 수 있고, 국민은 주권자이지만 순간의 감정과 진영 논리에 흔들릴 수 있다. 그러므로 책임정치는 어느 한쪽의 완전성을 전제하지 않는다. 서로의 미완성을 인정하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 가치관과 제도를 통해 더 나은 책임 구조를 만들어가는 정치이다.

 

책임정치는 국민통합의 조건이기도 하다. 국민은 자신을 지지한 사람만을 위한 정치에서 통합을 느끼지 못한다. 지역과 세대, 계층과 이념을 넘어 국민 전체의 삶을 책임지는 정치가 있을 때 비로소 통합의 가능성이 열린다. 특히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책임정치는 남북통일과도 연결된다. 남쪽 내부의 정치가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고 진영의 권력투쟁에 머문다면, 서로 다른 체제를 가진 남북의 공존통일도 감당하기 어렵다. 책임정치는 남남통합의 기초이며, 공존통일의 준비이다.

 

대한민국 정치가 새 정치문명으로 나아가려면 권력정치의 습관을 넘어야 한다. 정치는 권력을 차지하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공적 사명이어야 한다. 더 강한 권력보다 더 바른 책임이 필요하고, 더 인기 있는 인물보다 더 깊은 국가 로드맵이 필요하다. K-Politics가 요구하는 정치는 바로 이 책임정치이다. 권력이 책임과 결합될 때 정치는 국가운영이 되고, 지도자가 공적 소명을 회복할 때 국민은 다시 국가의 미래를 신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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