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 K-Politics] ① 대한민국 정치는 왜 새 정치문명을 요구하는가? ─ 정치 한류와 정도(正道)정치의 길 ─
등록 :2026-06-17 조회수 1,121
『K-Politics』의 저자 권추호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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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이미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가 되었다. K-Pop, K-Drama, K-Food, K-Beauty는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감각과 취향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문화는 앞서가는데 정치는 여전히 낡은 언어 안에 갇혀 있다. 세계는 한국의 문화적 에너지에 열광하지만, 정작 한국 사회 내부에서는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 세대와 지역, 남과 북의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문화 한류가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이제는 정치도 새로운 문명적 언어를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K-Politics가 요청되는 이유이다.

오늘의 한국정치는 단순히 정권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 아니다. 더 깊은 문제는 정치가 국가의 장기 방향보다 진영의 승패에 매달리는 데 있다. 선거가 끝나도 국민은 하나가 되지 못하고, 국회는 대화보다 대결에 익숙하며, 정당은 공익보다 자기 진영의 생존을 먼저 계산한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통합하는 장이 아니라 갈등을 확대하는 장이 될 때, 국가는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문명의 전환이다.
그 전환의 출발점은 사유의 전환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깊은 병은 이분법적 사고에 있다. 내 편과 네 편, 보수와 진보, 좌와 우, 남과 북을 절대적으로 나누고, 상대를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의 대상으로 보는 사고가 정치를 병들게 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구도 완전한 답을 가질 수 없다. 보수도 미완이고 진보도 미완이며, 여당도 미완이고 야당도 미완이다. 문제는 어느 한쪽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더 높은 공익의 질서로 조화시키는 데 있다.
K-Politics가 말하는 정도(正道)정치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정도정치는 양쪽을 모두 부정하는 회색의 중간정치가 아니다. 그것은 ‘둘 다 틀렸다’는 양비론을 넘어, ‘둘 다 아직 부족하다’는 양미론(兩未論)의 관점에서 더 나은 길을 찾는 정치이다.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 전체의 성숙을 묻는 정치, 진영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의 방향을 묻는 정치, 순간의 여론이 아니라 역사적 책임을 묻는 정치가 정도정치이다. 정치가 정도를 잃으면 권력투쟁이 되고, 정도를 회복하면 국가운영이 된다.
정치 한류는 단순히 한국식 선거제도나 정부 운영 방식을 수출하는 일이 아니다. 정치 한류란 분열된 세계에 공존의 길을 제시하는 일이다. 지금 세계는 자유와 평등, 시장과 계획, 개인과 공동체, 국가와 세계질서 사이에서 길을 잃고 있다. 어느 한 이념의 일방적 승리로는 더 이상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한민국이 새로운 정치문명을 말할 수 있으려면, 먼저 우리 내부의 진영정치와 분단의 언어를 넘어서는 새 가치관을 세워야 한다.
그 새 가치관의 핵심은 공존이다. 공존은 단순히 같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서로 다른 가치와 체제, 서로 다른 역사와 상처를 인정하면서도 더 높은 질서 안에서 함께 살아갈 길을 만드는 것이다. 자유와 평등을 함께 세우고, 개인의 창의성과 공동체의 책임을 함께 살리며, 남과 북이 서로를 없애지 않고 새롭게 결합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이 공존의 정치이다. 공존은 약한 타협이 아니라 새로운 국가문명을 만드는 강한 원리이다.
대한민국의 과제는 국민통합과 남북통일, 그리고 세계평화로 이어진다. 국민통합 없는 통일은 불가능하고, 공존통일 없는 세계평화도 공허하다. 그러므로 K-Politics는 국내정치의 수리만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국민의 마음을 통합하고, 남북의 체제를 조화시키며, 한반도를 세계평화의 모델로 세우려는 실천 로드맵이다. 정치가 다시 철학을 만나고, 제도가 시대정신에 맞는 새 가치관과 연결될 때 대한민국은 분열의 현장을 넘어 새로운 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 정치는 낡은 대립의 언어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좋은 대통령, 더 강한 정당, 더 유리한 선거전략만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필요한 것은 국민을 갈라 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성숙시키는 정치이며, 권력을 차지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가의 길을 세우는 정치이다.
문화 한류가 세계인의 감각을 열었다면, K-Politics는 세계인의 정치적 상상력을 열어야 한다. 대한민국 정치가 새 정치문명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영의 승리가 아니라 정도(正道)의 회복이며, 그 길 위에서 정치 한류의 문은 비로소 열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