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9일 (금)

카타고와 신진서의 대국이 남긴 질문

등록 :2026-07-23    조회수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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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칼럼리스트 정갑수

 

 

신진서 9단과 바둑 인공지능 카타고(KataGo)의 2점 접바둑 3번기—‘쎈수학·한경 기신전’은 2026년 7월 17일, 19일, 21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한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한 이번 대국은 알파고 이후 10년 만에 펼쳐진 인간과 인공지능의 정면 승부였다.



결과는 2승 1패, 인간의 승리였다.
신진서는 대국료 1억5000만 원과 승리 수당 1억 원을 더해 총 2억5000만 원을 받았고, 2승 이상 달성에 따른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 대국의 진짜 가치는 우리에게  미래의 방향과 인간의 한계에 많은 질문을 던진다.



첫 번째 대국.카타고는 완벽했다.매 수 20초라는 제한 속에서도, 단 한 번의 흔들림 없이 최적의 수를 이어갔다. 효율과 속도—인공지능의 본질이 그대로 드러났다. 신진서는 5시간의 긴 시간 속에서 깊이 고민했지만, 이미 설계된 계산의 벽을 넘기에는 부족했다.



두 번째 대국에서 균열이 생겼다.신진서는 속도를 포기하고 방향을 택했다.국지전을 흔들고, 판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본질이 갈린다.
인공지능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따라 효율과 속도의 존재다.인간은 방향과 가치 설계의 존재다.



AI는 가장 빠른 길을 찾는다.인간은 횐경과 조건에 따라 감정에 흔들리며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한다.



세 번째 대국.결정적 장면은 아이러니하게도 ‘불완전함’에서 나왔다.
신진서는 정석을 벗어났다. 때로는 위험한 선택, 때로는 모호한 수.인공지능이라면 피했을 길이다.



인공지능은 흔들림없이 완벽하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인간은 바이오리듬에 따라 흔들린다. 집중력은 오르내리고, 판단은 때때로 흐려진다.실수는 필연이다.
그러나 그 실수를 복기하고 배우기에  무한한 발전가능성이다.

 


카타고는 틀리지 않는다.하지만 인간은 다른 선택을 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는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끝내기에서 갈렸다.신진서는 흑으로 11집 반 승을 거두며 대국을 마무리했다.그 한 수는 계산이 아니라 해석,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었다.



10년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인간의 패배였다.그러나 그 패배는 인간을 바꾸었다.



그리고 10년 후, 신진서의 승리는 말한다.이제 인간은 경쟁자가 아니라 설계자라고.


이 교훈은 바둑판을 넘어 많은 부분으로 확장된다.



인공지능은 완벽을 지향한다.인간은 관계속에서 감정적인 판단을 한다.



오늘의 2대 1 승리는 작은 사건이다.그러나 그 안에는 큰 문장이 담겨 있다.



“속도는 기계가 만든다. 방향은 인간이 정한다.”



바둑판 위의 대국은 끝났다.그러나  인갼과 자연의 대국은 이제 중반전이다.
다음 수는 여전히 인간의 차례다.다만 한 가지가 달라졌다.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선택과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을 어떤 방향으로 가치와 윤리를 설계할 지가 남아 있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