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K-Politics ] [제20편] 神공존체제는 어떤 국가 질서를 지향하는가? — 시대정신에 맞는 과정적 공존국가의 방향 —
등록 :2026-08-21 조회수 219
『K-Politics』의 저자 권추호 박사
본문

공존체제는 단순히 서로 싸우지 않고 함께 지내자는 질서가 아니다. 더 깊게는 서로 다른 가치와 제도, 역사와 체제를 더 높은 기준 아래 다시 세우려는 국가운영의 원리이다. 그러나 공존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준이 필요하다. 기준 없는 공존은 느슨한 병존으로 흐르고, 힘의 균형에만 기대는 공존은 언제든 다시 대립으로 돌아갈 수 있다. 神공존체제는 바로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공존을 단순한 타협이 아니라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 가치관 위에 세우려는 과정적 국가질서이다.
여기서 말하는 神은 특정 종교가 국가를 지배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이해관계나 진영의 계산을 넘어서는 절대가치의 근원을 가리킨다. 정치는 권력의 유불리에 흔들리기 쉽고, 경제는 이익의 논리에 기울기 쉬우며, 사회는 집단 감정에 휩쓸리기 쉽다. 그래서 국가는 더 높은 기준을 필요로 한다. 인간의 존엄, 공동체의 평화, 정의와 책임, 창조적 성장과 세계평화의 방향을 붙드는 가치가 있을 때 공존은 임시합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질서가 된다. 다만 그 가치는 고정된 교리가 아니라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 가치관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神공존체제는 미완성기의 지배 질서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다. 또한 완성기의 민주체제가 이미 실현되었다고 착각하자는 말도 아니다. 그것은 미완성기에서 완성기로 가는 성숙기의 과정적 국가질서이다. 전제군주제의 보호와 질서는 역사적 의미를 가졌지만 권력독점의 한계를 드러냈고, 오늘의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을 제도화했지만 책임과 통합의 성숙을 충분히 이루지 못했다. 神공존체제는 이 두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자유와 책임, 권위와 민주, 개인과 공동체를 새 가치관 아래 조화시키려는 과정체제이다.
이 질서의 핵심은 공존주의·공생주의·공영경제·공민주의가 함께 작동하는 데 있다. 공존주의는 자유주의와 평등주의를 조화시켜 인간의 존엄과 사회적 균형을 함께 세운다. 공생주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점과 한계를 다시 배치해 생산의 활력과 공동체적 책임을 함께 살린다. 공영경제(共營經濟, Co-nomics)는 시장경제와 계획경제를 함께 경영하여 효율과 공공성을 조화시킨다. 공민주의(共民主義)는 권위주의 또는 군주주의의 지속적 책임성과 민주주의의 국민주권을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새 가치관 아래 중첩·중화하는 정치운영의 원리이다.
神공존체제가 지향하는 국가는 강한 국가가 국민을 지배하는 국가가 아니다. 반대로 국가가 아무 책임 없이 모든 것을 시장과 개인에게 맡기는 국가도 아니다. 그것은 국민의 자유를 존중하되 공동체의 균형을 책임지고, 시장의 창의를 살리되 국민경제의 기반을 공적으로 조정하며, 민주주의를 지키되 장기적 국가 방향을 놓치지 않는 국가이다. 이러한 국가는 권력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역할과 책임을 바로 세우는 데 초점을 둔다. 힘의 국가는 국민을 누르지만, 책임의 국가는 국민을 세운다.
또한 神공존체제는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과 깊이 연결된다.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체제와 역사, 상처와 기억을 갖고 있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흡수하거나 굴복시키는 방식은 통일 이후 더 큰 갈등을 낳을 수 있다. 神공존체제는 남과 북의 차이를 그대로 방치하지도 않고, 폭력적으로 지우지도 않는다. 서로의 미완성을 인정하고, 공존의 과정 속에서 통일국가의 질서로 성숙시키려는 방향을 제시한다. 통일은 승패의 사건이 아니라 새 가치관 아래 서로 다른 체제를 재구성하는 역사적 과정이어야 한다.
이 점에서 神공존체제는 국내 정치개혁과 남북통일, 세계평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국민통합은 마음의 분단을 넘어서는 일이고, 공존통일은 남북의 체제 대립을 넘어서는 일이며, 세계평화는 국가 간 힘의 대립을 넘어서는 일이다. 이 세 과제는 서로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대한민국 내부에서 공존의 질서를 세우지 못하면 남북의 공존통일도 어렵고, 한반도에서 공존통일의 모델을 만들지 못하면 세계평화의 새 질서를 말하기도 어렵다. 神공존체제는 한반도의 문제를 세계문명의 과제와 연결하는 국가전략이다.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새 국가질서는 단순한 정권교체나 제도수정에 머물 수 없다. 필요한 것은 정치와 경제, 사회와 통일을 하나의 성장 방향 안에서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神공존체제는 그 방향을 새 가치관에 기초한 과정적 공존국가로 제시한다. 그것은 완성에 도달했다고 선언하는 체제가 아니라, 완성을 향해 성숙해 가는 체제이다. 자유와 평등, 권위와 민주, 시장과 계획, 남과 북이 더 높은 조화의 질서 안에서 함께 설 때 대한민국은 분열의 국가를 넘어 공존의 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이 K-Politics가 神공존체제를 제2부의 결론으로 세우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