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9일 (금)

“대회 열리면 운동할 데가 없다”…영주시민운동장, ‘확장’으로 답을 찾는다 연 89만 명 찾는 생활체육 거점…보조경기장·반다비체육센터로 ‘일상 체육공간’ 넓힌다

등록 :2026-01-20    조회수 264

대구경북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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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한 번 열리면, 우리가 운동할 곳이 없어져요.”

 

영주시민운동장을 찾는 시민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평소엔 테니스장과 풋살장, 수영장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지만, 주경기장 중심의 시설 구조 탓에 큰 행사가 잡히는 날이면 동선은 뒤엉키고 일상 이용은 자연스럽게 밀려난다. ‘영주의 대표 체육시설’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시민 체감은 늘 “공간이 부족하다”는 불편으로 귀결돼 왔다.

 

실제 영주시민운동장은 연간 43회의 공식행사가 열리고, 행사 이용객만 약 54만3천 명에 달한다. 여기에 테니스장·풋살장·수영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시민도 연간 34만6천 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단순 합산만 해도 해마다 약 89만 명이 드나드는 셈이다. 영주시가 “생활체육 중심시설”이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숫자로 확인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용객이 늘수록 시설의 한계도 더 뚜렷해졌다. 주경기장 중심의 구조는 대회나 축제를 치를 때마다 운영 부담을 키웠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일상 체육활동 공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운동장 이용하려고 왔는데 오늘은 안 된다고 해서 그냥 돌아간다”는 불만이 반복된 이유다.

 

영주시가 결국 확장에 나선 건 이런 체감 불편을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는 ‘지역밀착형 체육진흥시설 지원사업’ 공모 선정으로 국·도비 112억 원을 확보했고, 총사업비 280억 원을 투입해 시민운동장 내 보조경기장을 신설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반다비 체육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속도도 붙었다. 사업 타당성과 환경적 영향 등을 따져보기 위해 경상북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세 차례 거쳤고, 지난 1월 16일 조건부 가결로 사실상 ‘시동’이 걸렸다. 영주시는 위원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설계에 반영해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고, 가흥로 도로변 차폐녹지 조성 등 친환경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확장의 중심에는 ‘보조경기장’이 있다. 보조경기장이 생기면 풋살·축구·장애인 론볼 같은 소규모 대회 유치는 물론 전지훈련까지 가능해진다. 학교 체육수업과 각종 대회 장소로도 활용돼 학생들에게는 보다 쾌적한 운동환경이 제공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야간 상시 개방을 전제로 운영돼, 대회와 일상 이용이 충돌하던 구조 자체를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현장에서 듣는 이야기는 더 현실적이다. “공식행사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평소에 뛰고 걷고 운동할 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확장사업이 단순한 ‘시설 늘리기’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체육의 빈틈을 메우는 사업이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보조경기장은 또 다른 용도로도 주목받는다. 시민운동장 인근 서천과 연계해 축제·공연·야외행사를 열 때 보조 무대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지역행사 활성화, 전국·도 단위 대회 유치 기반 강화라는 ‘파생 효과’가 뒤따를 수 있다는 게 영주시의 판단이다.

 

함께 추진되는 반다비 체육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약 2,000㎡ 규모로 농구장과 다목적 체육관을 갖춘 복합 체육·여가공간으로 조성된다. 장애인 체육시설이라는 이름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족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포용형 생활체육 공간’으로 올해 준공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엄태현 영주시장 권한대행은 “보조경기장 등이 완공되면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체육공간이 조성되고, 생활체육 프로그램 다양화와 전국대회 유치를 통해 시민들의 여가생활이 한층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며 “시민이 체감하는 건강도시 영주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연 89만 명이 찾는 시민운동장. 이제 영주가 선택한 해법은 ‘더 크게 짓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쓸 수 있게 바꾸는 것’이다. 확장사업이 시민의 체감 불편을 얼마나 줄이고, 운동장이 “행사 때만 붐비는 공간”이 아닌 “매일 열려 있는 공간”으로 바뀔 수 있을지, 현장은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b41a2-696ee05ee675a-41b14df00b307b6d2474e4004ec4941dfa2e412e.jpg 시민운동장 확장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