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동의까지 받았는데… 김종철 인천경제청장 임명, 마지막 공은 박찬대 시장에게 강화 경제자유구역 확대·AI·바이오 청사진 앞두고 도덕성 논란…“능력과 신뢰 모두 검증해야”
등록 :2026-09-08 조회수 282
정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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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임명을 둘러싼 공이 사실상 박찬대 인천시장에게 넘어왔다.
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인천시장이 임명하지만,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관계 부처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천시는 김종철 내정자에 대한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으며, 산업통상자원부가 동의하면서 이제 최종 임명권자인 박찬대 시장의 판단만 남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인천시 안팎에서는 박 시장의 고심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영종·청라를 넘어 강화 일부 지역까지 경제자유구역을 확대하는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박 시장은 인천을 AI·바이오·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과 함께 송도·영종·남동을 연계한 첨단 반도체 패키징 산업 클러스터 구축, 공동 테스트베드와 연구개발 허브 조성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송도는 바이오산업 고도화, 영종은 공항경제권과 물류·관광 기능 강화, 청라는 금융·의료·콘텐츠 산업 육성이 핵심이다.
문제는 이 같은 거대한 산업 전략을 실행할 경제청장을 어떤 기준으로 임명할 것인가다.
김 내정자는 산업정책과 투자유치 분야의 전문성과 추진력을 갖춘 인사라는 평가가 있지만, 과거 이른바 ‘상하이 스캔들’과 관련한 논란이 다시 거론되면서 공직자로서의 도덕성과 신뢰성에 대한 검증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책임 여부는 객관적인 자료와 검증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일반적인 행정직과는 무게가 다른 자리다.
대규모 개발사업과 투자유치, 인허가 등 막대한 공적 권한을 행사하고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를 상대한다. 전문성뿐 아니라 청렴성·도덕성·공적 신뢰가 요구되는 이유다.
특히 박찬대 시장에게 이번 인선이 부담스러운 것은 최근 시정의 인사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의 1차 정무·정책라인을 두고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인천에서 활동해온 인사보다 외부 인사가 지나치게 많이 기용된 것 아니냐”, “인천시정의 핵심 자리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물론 외부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인천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인재라면 출신 지역과 관계없이 등용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시민들이 묻는 것은 ‘인천 사람이냐 아니냐’에만 있지 않다.
“왜 이 사람이어야 하는가.”
“시민이 그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
바로 이 두 가지다.
더구나 산업부와의 협의라는 제도적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면 박 시장에게 남은 것은 단순한 행정적 결재가 아니다. 최종 임명에 따른 정치적·행정적 책임을 감당할 것인가의 문제다.
임명 이후 경제청장이 성과를 내면 그 공은 박 시장에게 돌아가겠지만, 반대로 도덕성 논란이나 인사 실패가 현실화할 경우 그 책임 역시 최종 임명권자인 시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인천경제청에는 청라시티타워 장기 표류, 청라의료복합타운, 송도 6·8공구와 11공구 개발, 투자유치 실적 회복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경제청장 공백을 더 이상 길게 가져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시급성이 검증의 엄격함을 대신할 수는 없다.
특히 강화 일부까지 경제자유구역으로 확대하고 AI·바이오·반도체·콘텐츠를 중심으로 인천의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겠다는 시점이라면 오히려 경제청장의 자격 기준은 더 높아져야 한다.
경제청장에게 필요한 것은 ‘일을 잘할 것 같은 사람’이라는 평가만이 아니다.
“저 사람이라면 공공의 권한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산업부가 동의했다고 해서 시민적 검증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산업부의 협의는 법과 제도에 따른 절차이고, 시민의 신뢰는 정치적 책임과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의 속도전을 위해 김 내정자를 임명할 것인지, 아니면 과거 논란을 포함한 도덕성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추가적인 검증과 설명을 거친 뒤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인지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최종 책임은 박 시장의 몫이다.
인천시민들이 느끼는 실망감 역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지역의 핵심 공직에 외부 인사가 잇따라 기용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경제청장까지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라는 논란을 안고 출발한다면, 아무리 좋은 산업정책을 내놓더라도 첫 단추부터 시민의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인천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송도·영종·청라에서 강화까지 경제자유구역의 외연을 넓히고, AI와 바이오, 반도체와 콘텐츠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분명 야심차다.
하지만 미래산업을 유치하는 데는 수년이 걸려도 행정에 대한 신뢰를 잃는 데는 단 한 번의 인사면 충분하다.
박찬대 시장에게 이번 인사는 빈자리를 채우는 인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산업부의 동의로 제도적 관문을 넘었다면, 이제 남은 관문은 시민의 신뢰다.
그 관문을 넘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마지막 열쇠는 박 시장의 손에 있다.
인천의 미래를 맡길 사람이라면 능력만큼이나 깨끗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에 대한 책임 역시, 임명권자인 박찬대 시장이 온전히 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