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9일 (금)

AI 시대, IGC가 시민과 함께 걷는 인문학의 길 기술과 인간, 도시와 예술을 묻다… 인천글로벌캠퍼스 ‘길 위의 인문학’ 눈길

등록 :2026-09-17    조회수 140

정갑수

본문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상과 산업, 교육과 예술의 경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기술이 인간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빠르게 판단하는 시대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이며, 도시는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인천글로벌캠퍼스(IGC)가 이 질문을 시민들과 함께 풀어가는 인문학의 길을 열고 있다.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이 마련한 ‘IGC 길 위의 인문학’은 대학과 시민사회의 경계를 허물고 지식과 사유를 공유하기 위한 시민 소통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교양강좌를 넘어 첨단기술 시대에 인간과 사회, 도시와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16일 IGC 5층 소극장에서 열린 2회차 강연에는 박영은 인천대학교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AI 시대의 인천, 인간을 위한 K-도시’를 주제로 시민들과 만났다.

 

이날 강연의 중심에는 ‘AI’와 ‘인간’이라는 두 단어가 놓였다. AI를 직접 체험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보고, 기술이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과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특히 ‘인간을 위한 도시’라는 화두는 AI 시대 도시 경쟁력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첨단산업과 디지털 인프라를 얼마나 갖추었느냐만으로 미래도시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도시의 주인은 결국 사람이며, 기술의 가치는 인간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안전하며 의미 있게 만드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길 위의 인문학’이라는 이름에도 이러한 취지가 담겼다. 인문학을 강의실과 대학의 전유물로 두지 않고 시민의 삶이 이루어지는 현장으로 가져오자는 것이다. 지식의 전달보다 질문을 중시하고,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시민과 함께 생각하는 방식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추진한 변주영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의 구상 역시 IGC의 역할 변화와 맞닿아 있다.

 

IGC는 한국뉴욕주립대, 한국조지메이슨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유타대 아시아캠퍼스 등 해외 대학들이 모여 있는 국내 대표적인 글로벌 교육공간이다. 하지만 변 대표는 IGC가 단순히 외국대학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대학이 만나고 교육·연구·산업·문화가 연결되는 ‘혁신적 학·연·산 K-플랫폼’으로 IGC의 기능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은 IGC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대학의 연구 역량과 시민의 삶을 연결하고, 글로벌 교육자원과 지역사회의 문화적 자산을 만나는 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에는 인문학의 역할이 오히려 커질 수밖에 없다. 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만이 아니라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기술이 답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출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다.

 

IGC가 인문학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와 함께 살아갈 인간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세계적인 대학들이 모인 캠퍼스가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첨단기술을 품은 인천은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하는가.

 

‘IGC 길 위의 인문학’은 이러한 질문을 시민들과 함께 풀어가는 과정이다.

 

소규모로 진행되는 강연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많은 사람을 모으는 것보다 참석자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맞추고 질문과 생각을 나누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대학이 시민을 대상으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대학이 함께 생각하는 ‘대화의 공간’을 만드는 셈이다.

 

IGC의 변화는 결국 공간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외국대학이 모인 국제교육도시에서 시민과 지식, 산업과 문화가 만나는 열린 플랫폼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오는 29일에는 송도국제도서관에서 3회차 강연으로 'AI 시대의 예술’이 이어진다.

 

AI가 예술가의 창작 영역까지 빠르게 들어온 지금,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의 본질을 다시 묻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인문학은 때로 느리고 불편하다. 그러나 빠른 기술의 시대일수록 느린 질문이 필요하다. IGC가 시민들과 함께 걷는 ‘길 위의 인문학’이 기술의 속도에 밀려 놓치기 쉬운 인간의 가치와 도시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은 길이 되기를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