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9일 (금)

정부 ‘미래대응기금’ 추진에 지방 반발…경북도의회 “지방 몫 줄어들 수 있다”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 재원체계 개편 놓고 우려…“지방과 사전 협의 없이 추진” 경북도의회, 인구감소지역 우선 배분 요구…시도의회의장협의회 공동 대응 예고

등록 :2026-09-21    조회수 89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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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의회를 비롯한 전국 시도의회 관계자들이 국회에서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강화를 위한 ‘지방의회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경상북도의회)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하면서 지방재정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지방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국가 차원의 미래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기금 조성 과정에서 기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에 영향을 줄 경우 가뜩이나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상북도의회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추진 중인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이에 따른 지방교부세법·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에 대해 “지방과 충분한 협의 없는 일방적인 지방재정 개편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은 세수 여건이 좋을 때 재원을 적립해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교육·인재 등 미래 분야에 활용하고 세수 변동에도 대응하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관련 법률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다.

 

문제는 기금을 어떤 재원으로 조성하느냐다.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가 걷는 내국세의 일정 부분을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구조다. 정부의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에는 지방교부세 산정의 기초가 되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전입액을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기금 전입 규모와 향후 보완장치에 따라 지방에 배분되는 재원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경북도의회가 이번 개편을 단순한 중앙정부의 기금 신설 문제가 아니라 ‘지방재정 자주권’ 문제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의회는 정부가 지방재정 자율성과 분권 확대를 국정과제로 제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지방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를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추진하는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북과 같이 인구감소지역이 많은 지역에서는 재정 문제의 민감도가 더욱 높다. 자체 세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지방교부세 등 이전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경북도의회는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에 기금 재원 조성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지방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 개편에는 지방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우선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미래대응기금이 실제 도입될 경우 배분 방식에도 지역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감소와 열악한 재정 여건을 겪고 있는 지방소멸위기지역에 기금을 우선 배정하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역시 학생 수만이 아니라 지역별 교육여건과 실제 재정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단순히 지방재정을 축소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세수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미래 분야에 안정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재정안정화 장치라는 취지를 밝히고 있다. 지방재정 여건이 악화되는 경우 지방정부를 지원할 수 있는 보완 근거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향후 국회 논의에서는 미래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정부의 필요성과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의 안정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방의 요구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은 “이번 성명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근간이 되는 자주재원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신중하게 접근해 줄 것”을 촉구했다.

 

경북도의회는 이번 성명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차원의 공동 대응을 추진하고, 향후 관련 법률의 제·개정 논의 과정도 지속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