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9일 (금)

“통합특별시” 카드 꺼낸 정부…대구·경북, 행정통합 ‘멈추지 않는다’ 연 5조 재정지원·권한이양 약속에 속도전…“북부권 소외 막고 시·군·구 자율도 키워야”

등록 :2026-01-21    조회수 407

대구경북취재본부장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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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중단 없이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부가 최근 통합특별시(가칭)를 대상으로 대규모 재정지원과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그간 논의 단계에 머물렀던 통합 구상이 다시 ‘현실의 정책’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1월 20일 오후 경북도청에서 만나 통합 추진 방향과 원칙을 재확인하고, 향후 특별법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을 갖추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회동의 직접적인 배경은 정부가 1월 16일 발표한 ‘행정통합 지원방향’이다. 정부는 통합특별시가 출범할 경우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검토하고, 통합 이후 위상 강화와 공공기관 이전 우대, 산업 활성화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은 수도권으로 집중된 성장 구조가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지방 소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행정통합 논의가 단순한 권역 재편을 넘어 ‘지방 주도 성장’으로 체질을 바꾸는 국가 전략의 실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경북은 이미 2020년부터 통합 논의를 본격화해 공론화 과정과 특례 구상 등을 축적해왔고, 그 경험이 충청·호남권 등 타 권역에서 진행되는 통합 논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시도는 이런 선도적 축적을 바탕으로 “대구·경북 통합 논의는 중단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향후 절차가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제도와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관건은 돈과 권한이다. 양 시도가 특히 주목한 대목은 정부 재정지원 방식이 단순한 비용 보전이 아니라 지방이 폭넓게 운용할 수 있는 ‘포괄보조’ 형태로 설계될 가능성이다. 재원이 묶여 있지 않다면 지역 실정에 따라 교통·산업·정주 인프라를 한 번에 설계할 수 있고, 기존 행정구역 경계로 인해 지연되던 광역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을 중심으로 한 교통망과 산업단지 연계, 광역 전철망 확충, 동해안권 전략 개발 같은 굵직한 프로젝트가 ‘통합 프레임’ 속에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동시에 AI·로봇·바이오·미래모빌리티 등 첨단산업을 통합 전략으로 묶어 대구·경북의 성장 구조 자체를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하지만 통합이 곧바로 ‘균형발전’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대구·경북이 이날 함께 제시한 조건은 통합 과정에서 낙후지역이 소외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균형발전 대책이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경북 북부권 등 상대적으로 인프라와 투자 여건이 불리한 지역이 통합 과정에서 더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돼온 만큼, 통합 추진과 동시에 보완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지역 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또한 중앙정부의 권한·재정 이양이 말뿐인 약속이 되지 않도록 실행을 담보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분명히 했다.

 

통합의 또 다른 핵심은 ‘광역화’와 ‘분권화’의 균형이다. 통합이 진행되더라도 시·군·구 단위의 권한과 자율성이 함께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 양 시도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다. 광역 단위 권한이 커지는 만큼 기초 단위의 행정과 재정이 오히려 위축되는 상황은 막아야 하며, 통합특별시 체제 속에서도 지역 생활권의 의사결정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경북도는 앞으로 도의회와 충분히 협의한 뒤 통합 추진을 위한 의결 절차에 들어가고, 시·군·구와 시·도민 의견 수렴도 폭넓게 진행할 방침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긴밀한 공조 아래 국회와도 협력해 특별법 제정 등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통합 절차가 중도에 흔들리지 않도록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인센티브가 실제 재정과 권한으로 얼마나 구현될지, 또 통합의 과실이 특정 지역에 쏠리지 않고 권역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방시대 전환점’이 될 수도, 또 하나의 미완성 실험으로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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