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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청 e역사관에 2023년 12월 사임한 김진용 전 청장의 사진과 인사말이 게시돼 있다는 지적에 인천경제청이 삭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주년 기념 당시 청장의 사진과 인사말이라는 설명이다.
현직 청장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다면 홈페이지를 정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행 정보의 정비와 역사적 기록의 삭제는 구분해야 한다.
더구나 이름부터 ‘e역사관’이다. 역사관이라면 과거를 기록하고 설명해야 한다. 2003년 출범 이후 인천경제청을 거쳐 간 청장과 정책, 사업의 성과와 시행착오를 기록하는 것은 특정 인물을 위한 일이 아니라 기관의 역사를 남기는 일이다.
김진용 전 청장을 둘러싼 논란도 다르지 않다. 사실관계가 확인된 내용과 정책 추진 과정, 논란과 그 후속 조치를 객관적으로 기록하면 된다. 논란이 있었다는 이유로 기록을 없애는 것은 역사적 평가와 기록관리를 혼동하는 일이다.
해법은 간단하다. 현행 홈페이지에서는 현직과 전임을 명확히 구분하고, 역사관에서는 역대 청장의 재임 기간과 당시 직책을 표시하면 된다. 당시 인사말 역시 ‘20주년 당시 청장 메시지’라고 명시하면 시민의 혼란도 막을 수 있다.
지금 인천경제청이 집중해야 할 일은 전임 청장의 사진을 지우는 것이 아니다. 송도·영종·청라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간 추진된 개발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며,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다음 20년을 설계하는 일이다.
새 청장 체제라고 해서 전임자의 흔적을 무조건 이어갈 필요도 없고, 반대로 지울 필요도 없다. 성과는 계승하고 문제는 고치며, 지난 과정은 기록하면 된다. 그것이 행정의 연속성이다.
공공기관의 기록은 그때그때의 여론이나 외부의 지적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오늘의 기록은 내일의 행정을 평가하는 자료가 된다. 외부의 문제 제기에 즉각 반응해 기록부터 삭제하는 것보다 무엇이 현재 정보이고 무엇이 역사적 기록인지 원칙을 세우는 것이 먼저다.
인천경제청은 부화뇌동할 일이 아니다.
지워야 할 것은 역사가 아니라 잘못된 정보이고, 필요한 것은 삭제가 아니라 정확한 설명이다.
인천경제청의 역사는 어느 청장의 것도, 어느 시대의 것도 아니다. 시민의 세금과 행정의 시간이 축적된 공공의 기록이다.
20년을 넘어 새로운 20년을 준비한다면, 과거를 지우는 데서 출발할 것이 아니라 과거를 정확히 기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것이 역사관을 만든 기관이 시민에게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자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