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연수구청장, 축제의 판을 바꾸다 연수구축제추진위 구성해 기획·실행 민관협력…1600년 역사에 첨단기술 입혀 도시 브랜드로
등록 :2026-09-29 조회수 66
정갑수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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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여 년 전 백제 사신들이 중국을 향해 바닷길을 열었던 인천 연수구 능허대가 올가을 다시 한번 새로운 항해에 나선다.
이번에는 배가 아니라 빛이다. 드론 2,000여 대와 불꽃, 음악, 전통공연이 능허대의 역사와 만나면서 ‘과거의 유산’이 ‘미래의 도시 콘텐츠’로 다시 태어난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이 준비한 제14회 연수 능허대 문화축제다. 오는 10월 9일부터 10일까지 연수한마음공원과 능허대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능허대, 빛의 항해(The Voyage of Light)’다.
그러나 올해 축제에서 주목할 대목은 화려한 공연이나 대규모 드론쇼만이 아니다. 축제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방식 자체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연수구는 능허대 축제를 위해 연수구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축제의 기획과 실행 과정에 민간의 참여를 확대해왔다. 행정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주민이 따라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문화·예술·공연·상권 등 다양한 주체가 축제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이재호 구청장의 도시경영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행정이 모든 것을 직접 결정하기보다 민간의 창의성과 현장의 역량을 끌어내 도시의 문화자산을 시민 스스로 만들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 ‘능허대’라는 과거에 미래의 기술을 입히다
올해 축제는 능허대의 역사적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백제 사신들의 해상교류 출발점이라는 능허대의 이야기를 단순한 역사교육에 머물게 하지 않고 드론과 빛, 음악, 공연을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로 재구성했다.
첫날인 9일에는 국내외 자매·우호 도시 외교사절단과 다문화 가족, 주민이 함께하는 ‘글로벌 백제 사신 행렬’이 펼쳐진다. 특히 최근 백제 사신 항로를 매개로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 난징시 친화이구와의 역사적 인연도 행렬 콘텐츠에 담는다.
이어 제31회 연수구민의 날 기념식과 리센느·에일리·신인선 등의 축하공연이 이어진다.
밤에는 2,000여 대의 드론이 하늘을 수놓는다. 백제 사신들이 거친 바닷길을 헤치고 중국으로 향했던 여정을 드론과 대형 불꽃, 멀티미디어 영상으로 표현한다.
역사를 책 속에 가두지 않고 하늘 위에 펼쳐 보이는 셈이다.
둘째 날에는 주민 참여 프로그램이 중심이 된다. ‘우리 센터 자랑 경연대회’, ‘2026 연수 꿈이음길 러닝대회’, ‘제2회 연수구민 노래자랑’ 등이 이어지고 박서진·김필·홍진영 등이 무대에 오른다.
피날레는 전통 타악과 현대무용, LED 조명을 결합한 ‘빛 춤타’와 불꽃쇼다.
■ 축제를 지역경제와 도시 브랜드로
축제장에는 60여 개 체험·홍보 부스와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먹거리 장터도 마련된다. 인근 선학동 먹자골목과 연계해 축제 방문객이 지역 상권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축제를 단순한 ‘이틀간의 행사’로 끝내지 않고 관광객 유입과 지역 소비로 연결하려는 이유다.
이재호 구청장이 능허대 문화축제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연수구가 가진 도시의 특수성이 있다.
송도국제도시를 비롯해 국제적 도시 이미지를 갖춰가고 있지만, 도시의 경쟁력은 첨단시설이나 경제 규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시가 가진 역사와 문화, 주민의 참여가 함께 어우러질 때 도시 브랜드가 지속성을 갖는다. 그리하여 축제 장소도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이번에는 원도심의 연수한마음공원과 능허대공원으로 장소를. 옮겼다.
능허대는 그런 측면에서 연수구가 가진 독특한 자산이다.
이 구청장은 “이번 축제는 1,600년 전 능허대에서 출항했던 백제 사신들의 역사적 의미를 현대적인 빛과 첨단 기술로 재탄생시킨 장”이라며 “구민과 국내외 방문객 모두가 연수구의 역사와 새로운 매력을 만끽하는 화합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행정이 만드는 축제에서 시민이 만드는 축제로
이번 축제에서 연수구축제추진위원회의 역할은 참여와 단순한 행사 지원기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축제가 관 주도의 일회성 행사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지역사회가 참여하고, 축제의 성과가 다시 지역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재호 구청장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축제의 기획과 실행에 민간의 참여를 넓힌 것도 이런 변화의 한 축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대형 공연과 드론쇼 등 볼거리가 많아질수록 안전관리와 교통대책, 환경·소음 문제, 행사장 주변 상권과의 실질적인 상생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커진다. 화려한 축제가 지속 가능한 도시축제로 이어지려면 ‘보여주는 축제’와 함께 ‘남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능허대는 과거 바닷길을 열었던 곳이다.
이제 연수구가 열어야 할 길은 문화와 사람, 지역경제와 국제교류를 잇는 새로운 도시의 길이다.
이재호 구청장이 이번 축제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도 여기에 있다. 행정이 축제를 만들어 주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함께 축제를 만들고 그 안에서 도시의 미래를 발견하는 것.
1,600년 전 백제 사신들의 항해가 오늘날 ‘빛의 항해’로 되살아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