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09일 (금)

인천시 2차 추경 ‘허리띠 졸라매기’…재정위기 해법인가, 정책 후퇴인가

등록 :2026-08-14    조회수 179

본문

 

b41a2-6a7e84247e95f-479a6248cf3c3d5d9469cd71fae34e862e9ce051.jpg

 

인천시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박찬대 시장을 비롯한 정무직 공무원의 업무추진비를 30% 삭감하고, 각 부서의 경상경비도 10%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집행이 부진한 사업은 재조정하고 통합기금 등 가용 재원을 활용해 긴급 현안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 핵심 방향이다.

 

재정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지출을 줄이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문제는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있다.

 

인천시 재정예산개혁TF가 제시한 방향은 우선 행정 내부의 자구 노력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장을 비롯한 정무직의 업무추진비를 30% 삭감하고 부서 경상경비를 감축하는 조치는 시민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기에 앞서 행정이 먼저 책임을 지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만으로 재정 구조조정의 본질적 과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업무추진비와 경상경비의 일부 절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동안 인천시가 추진해온 다수의 사업 가운데 성과가 낮거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사업을 얼마나 과감하게 정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인천e음 캐시백 사업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반기 캐시백 예산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핵심 정책의 지속 여부가 이번 2차 추경에서 결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인천e음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적을 지니고 있으나, 재정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투입 재원 대비 효과를 보다 엄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재정은 정치적 선호와 일정 부분 조정될 수 있지만, 수치와 원칙을 벗어날 수는 없다.

 

인천시는 그동안 도시개발, 산업 육성, 복지, 교통, 지역화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그러나 세입 여건이 악화되고 가용 재원이 축소되는 상황에서는 ‘더 많이 하는 행정’에서 ‘더 효율적으로 하는 행정’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통합기금을 활용해 단기적인 재원 부족을 보완하는 방안도 필요할 수 있다. 다만 기금은 새로운 세입이 아니라 미래 재원을 현재로 당겨 사용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반복적 활용은 재정 건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통합기금 활용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의 보완적 수단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더 근본적인 과제는 구조조정의 기준 설정이다. 집행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예산을 일괄 삭감해서도, 시민 선호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을 유지해서도 안 된다. 정책 필요성, 사업 성과, 시민 체감도, 재정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우선순위 재조정이 필요하다.

 

박찬대 시정이 출범과 함께 재정 혁신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면, 이번 2차 추경은 그 실행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단순한 지출 감축에 그치는 긴축 편성이 아니라, 불필요한 사업의 과감한 정리, 중복 사업의 통합,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전략적 투자 강화가 병행되는 선택과 집중의 예산 편성이 되어야 한다.

 

인천은 과거 재정 위기를 경험한 도시다. 따라서 이번 재정 조정은 단순한 연도별 예산 조정이 아니라, 향후 시정 운영의 재정 철학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무차별적인 긴축이 아니라, 낭비를 줄이면서도 미래를 훼손하지 않는 책임 있는 재정 운영이다.

 

이번 2차 추경에서 인천시가 보여줘야 할 핵심은 ‘얼마나 많이 삭감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줄이고 무엇을 지켜냈는가이다. 재정이 어려울수록 행정의 철학은 숫자와 선택 속에서 드러난다. 이번 추경이 단순한 예산 절감이 아니라 인천 재정 구조 전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