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하나에 5개월을 매달린 이유…변주영 IGC 대표가 만든 ‘연결의 길’ 학생 안전에서 출발한 작은 문제의식, 기관 간 협력으로 현실이 되다.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IGC와 트리플스트리트 잇는 보행축 기대
등록 :2026-08-28 조회수 258
정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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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하나를 만드는 데 다섯 달이 걸렸다.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교통시설 하나일 수 있다. 하지만 인천글로벌캠퍼스(IGC)에서 생활하는 5천여 명의 학생과 구성원, 그리고 송도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였다.
지난 3월부터 이 문제를 붙들어온 변주영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이사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IGC와 트리플스트리트를 연결하는 구간에 새로운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안건이 인천경찰청 교통안전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됐다.
눈에 띄는 것은 결과보다 과정이다.
“필요하다는 말만으로는 길이 생기지 않는다”
변 대표가 처음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거창한 도시계획 때문이 아니었다. 학생들의 보행 안전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현장의 문제였다.
IGC와 트리플스트리트 사이를 오가는 학생들의 이동 동선을 살펴보면서 안전한 횡단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다.
하지만 문제는 간단하지 않았다.
기존 버스정류장과의 관계를 비롯해 차량 흐름과 보행 안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했다. 횡단보도를 하나 추가하는 것이 오히려 다른 교통안전 문제를 만들 가능성도 고려해야 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요구가 아니라 해법이었다.
변 대표는 지난 3월부터 현장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관계기관을 만나 현장의 상황을 설명하고, 왜 새로운 횡단보도가 필요한지 설득했다. 한 번의 협의로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가 나오면 다시 현장을 확인했고, 가능한 대안을 찾았다.
그렇게 다섯 달이 흘렀다.
한 기관의 성과가 아니라 ‘협업의 결과’
이번 결정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여러 기관이 역할을 나눠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는 점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기반과를 비롯해 인천경찰청과 연수경찰서, 인천자치경찰위원회가 교통안전과 보행환경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힘을 보탰다. 정일영 국회의원과 이강구·조민경·정채훈 인천시의원 등이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해결 과정에 힘을 보탰다.
IGC 입주대학들도 학생 안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뜻을 함께했다.
각 기관의 권한과 역할은 달랐지만 목표만큼은 같았다.
“학생들과 커뮤니티 구성원의 안전한 보행권을 확보하자.”
이번 사례는 지역의 작은 현안이 어떻게 협업의 의제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 기관이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각 기관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때, 복잡한 문제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변주영의 방식은 ‘문제 제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변 대표의 행보에서 주목할 부분은 문제를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역 현장에서 기관장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은 민원을 제기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현장을 확인하고, 이해관계와 제약조건을 파악하고, 관계기관을 설득하면서 해결 가능한 방법을 찾아갔다.
이른바 ‘현장형 행정’에 가까운 접근이다.
특히 교육·연구기관의 운영을 책임지는 기관장에게 안전 문제는 시설관리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생들이 어디로 이동하고, 지역사회와 어떻게 만나며, 캠퍼스가 도시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변 대표가 이번 횡단보도를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연결의 길’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IGC는 섬이 아니라 도시의 일부다
인천글로벌캠퍼스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 횡단보도는 의외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IGC에는 여러 해외 대학이 입주해 있고 수천 명의 학생과 구성원이 생활한다. 교육과 연구를 중심으로 한 국제적인 공간이지만, 물리적으로 도시와 분리된 섬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
캠퍼스 주변에는 송도 주민들의 일상이 있고, 문화·상업 공간이 있다.
그 대표적인 공간이 트리플스트리트다.
연간 약 1천만 명이 찾는 트리플스트리트와 IGC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축으로 연결되면 학생들의 생활 반경도 넓어진다. 동시에 지역주민들이 IGC를 보다 친숙한 도시의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교육기관이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방식은 거창한 협약이나 대형 프로젝트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길 하나를 건널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결정됐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변 대표는 이번 교통안전심의위원회의 결정을 최종 목적지로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횡단보도가 설치되고 학생과 지역주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후속 절차를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목은 행정과 실행의 차이를 보여준다.
결정은 문서에 남지만, 변화는 현장에서 확인된다.
회의에서 통과됐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도로 위에 횡단보도가 생기고, 학생들이 그곳을 안전하게 건너는 순간이다.
결국 정책의 완성은 ‘결정’이 아니라 ‘체감’에 있다.
작은 횡단보도가 던지는 큰 질문
이번 사례를 단순히 ‘IGC 앞 횡단보도 설치’라는 지역 교통 뉴스로만 볼 필요는 없다.
송도는 국제도시를 표방하며 성장해 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건물과 도로를 더 많이 만드는 것만이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공간들을 사람의 이동과 생활을 통해 연결하는 일이다.
국제도시의 경쟁력은 랜드마크의 숫자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학생이 안전하게 학교와 상업시설을 오갈 수 있고, 주민이 캠퍼스를 자연스럽게 이용하며, 교육기관과 지역사회가 서로에게 열린 공간이 될 때 도시의 밀도는 높아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횡단보도는 작지만 중요한 도시의 인프라다.
변주영 대표가 지난 5개월 동안 붙들었던 것은 결국 ‘횡단보도’가 아니라 사람의 이동과 안전, 그리고 연결이었다.
그는 말한다.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도 뜻을 모으고 함께 움직이면 결국 길이 만들어집니다.”
말 그대로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길은 자동차의 길이 아니라 사람의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IGC가 지역사회와 더욱 가까워지는 새로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횡단보도 하나가 도시를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나 도시를 바꾸는 일은 언제나 이런 작은 연결에서 시작된다.
변주영 대표의 5개월은 그 사실을 보여주는 시간이 됐다.






